4차 산업혁명과 소방방재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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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09 12:53:22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월 발간한 ‘The future of jobs(직업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AI(인공지능)·로봇·IoT(사물인터넷)·3D 프린트 등의 융합에 의한 기술 혁신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로 인해 현 초등학생의 65%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직종에서 일하게 된다는 겁니다. 지난 3일 한국고용정보원도 인공지능·로봇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 조사 결과 “2025년이 되면 인공지능·로봇의 기술 발달에 따라 취업자의 61.3%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을 승리한 것이 작년 3월의 일입니다. 12인승 무인자율셔틀 버스가 핀란드에서 현재 운행되고 있고, 금년 12월말에는 우리나라 판교에서도 시범 운행될 예정입니다. 독일과 일본이 합작하여 개발한 인간형로봇인 Pepper는 백화점등에서 쇼핑객에게 안내자의 역할도 수행하는 등 사람과의 대화가 거의 자유로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백화점·행사장 등에서 아름다운 여성 안내원 대신 로봇을 만날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산업분야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요? 전세계 항공기 엔진 부품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General Electric 社는 부품에 장착된 센서가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프리딕스(Predix)’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부품이 평소에는 ‘11111’을 보내다가 어느날 ‘11110’을 보낸다면 무슨 의미일까요? 고장이 났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때 부품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엔진의 이상 유무를 정비사대신 컴퓨터가 판단하니, 10시간이나 소요되던 항공기 정비 소요 시간이 1시간으로 단축되는 겁니다. 정비사 10명이 작업하던 공장에 1명만 있으면 되겠죠.
WEF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그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2025년이면 “미국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가운데 10%가 자율주행 자동차“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0→10’은 어려워도 ‘10→100’은 쉬운 법입니다. 따라서, 2035년이면 운전사라는 직종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당연히 소방공무원 공채 시험의 필수 요건인 ‘운전 면허 소지’ 항목도 사라지겠지요.
오는 2월 5일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단독경보형감지기·소화기 설치가 의무화 됩니다. 그 정도로 소방시설은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매년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해 관할 소방서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되었고, 이는 소방시설관리사의 주된 업무라고 지난번에 말씀드린 바 있죠.
소방시설에 ‘프리딕스(Predix)’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소방시설관리사의 업무는 어떻게 바뀔까요? 감지기의 경우를 예를 들어봅시다. 지금은 천정에 붙어있는 감지기에 접근해 점검 장비를 사용하여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감지기에 부착된 센서가 컴퓨터에 보내준 데이터만 보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것으로 바뀌겠죠? 당연히, 센서달린 소방시설 장비를 개발하는 것도 소방방재공학도의 할 일 아닐까요?
자동차 한 대에는 약 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건물 내 소방시설에도 최소한 몇 천개의 부품이 필요합니다. 부품 한 개만 잘 개발해 세계 시장에 팔 수 있다면 돈 방석에 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래저래 소방방재공학이란 참 매력적인 학문분야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2017년 1월 9일
학과장 이호영 올림
(☎ 010-9483-8140, 055-250-3149)